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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식()   2005-9-13  
  [뜨거운 편지 19]

중연, 현당, 연제, 예림, 소해, 목양. 구산, 구은, 화정,
상연, 담산, 다화, 필당, 송하, 청하, 문경, 금석 님께

그동안 안녕 하신지요?
가을을 맞아 몸은 더욱 강건하시고 마음은 청고해지시기를 빕니다.
어느새 가을이 왔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이 게으른 나라엔 언제 서늘한 가을이 올지, 이월의 꽃보다 더 붉은(紅於二月花) 단풍을 볼 수 있을지 갑갑해집니다.

확실히 한국은 계절이 분명하게 잘 바뀌니 확실한 결실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구산장의 논문집 출간과 대학원 졸업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만학의 결과로 얻은 결실이라 주변의 모든 분들에게 기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소해어른 초대작가 기념 축하자리가 흐뭇했다는 소식, 정취 가득한 팔각정을 거느린 집과 전원이 가히 초대작가와 잘 어울리더라는 소식 잘 전해 들었습니다. 구은, 담산 어른의 색소폰 소리도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기도 한데, 하여간 지금은 삑삑 소리를 낸다고 화정어른께 좀 구박을 받으시겠지만 머잖아 박수를 받으시는 결과가 나타나실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남들 장에 가니 나도 간다” 는 식으로 목양여사님과 필당여사님은 이참에 고전무용 중에서 부채춤이나 살풀이를 배워보시면 어떨까요? 고전 춤바람이 한 번 나보시는 거지요. 얼씨구~~^%^.

말 나온 김에 예림선생께서는 은영이 아빠 손잡고 스포츠 댄스로 돌리고 돌아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금석 도반께서는 보아하니 이미 한 춤 하실 것 같기도 하고........

더 길어지면 삼천포로 빠질 것 같아서 자카르타로 얼른 빠지겠습니다.

잠시 팔불출이 되자면 이화당은 변함없이 날씬한 미인(미운 사람)인데, 편지를 쓰려는데 뭐 전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하려면 구구절절 한이 없으니 그냥 안부만 올리랍니다. 기쁨이는 대학교를 위해 한국과 학제가 같은 한국국제학교로 옮겼는데, 그동안 외국학교 다니면서 팡팡 잘 놀아서 따라갈까 겁을 내더니 할만한지 콧노래를 부르고 다녀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의 두 녀석은 오순도순 잘 사는 가운데 기석이는 4.33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제대 후 복학한 기영이는 4.11이라는 그럴 듯한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아 아빠의 버거움에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포항공대 대학원에 특차 합격한 기석이가 예의 그 부족한 사회성으로 인해 2차 면접에서 너무 솔직하게 구는 바람에 탈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1학년부터 전공과목은 올 A+이고 석차 2등으로서 좋은 조건이니 다시 포항공대 정시와 카이스트, 한국정보통신대학원 등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으로 큰 걱정은 안 하고 있습니다. 자교의 교수들은 넌지시 남기를 권하고 있는 모양이기도 합니다.

“인생은 유전(流轉)” 한다더니 전 요즘 그 유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최고의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 기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본인만 원하면 될 수가 있는 것이니 그야말로 뉴스거리도 아닙니다만, 시원찮은 가치성 없는 글은 편집기자들이나 데스크에 의해서 실려지지가 않으니 기자노릇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또 기사에 따라서 원고료가 책정이 되는데 몇 푼도 안 되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기왕 쓰는 것 잘 써봐야겠다는 오기로 쓰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검색 창에서 손인식을 치면 상세하게 나오니 금방 아실 수 있는 것이지만, 8월 8일 오후에 한 편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편을 썼는데, 한 편이 이유야 어떻든 탈락이 됐고 8편의 글이 채택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 <인니의 독립기념일은 왜 한국보다 이틀이 늦을까?>의 기사가 메인면 서브로 올라 한나절 만에 3000여건의 이르는 검색을 기록했는가 하면, <한 인니 대학교류 무엇이 문제인가>와 30일에 올라간 <평생에 남을 감동의 비행>도 색션서브로 올라 인기리에 검색 중에 있습니다. 하여간 하루에도 200여건이 넘는 기사가 접수된다고 하고 그 중에 채택된 기사들이 올라가는데 그야말로 뉴스인지라 하루 이틀사이의 관심이란 정말 놀랍습니다.

하여간 제 스스로 3개월 정도는 수습 기간으로 정하고 이런 저런 종류의 기사를 써 올려 경험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대중성에서 다소 밀린다고 하더라도 전문성을 살리는 기사를 맛깔 나게 써서 널리 알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정식 기자증을 받으려면 5번 이상의 메인면 서브기사에 채택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는 한데, 아마 노력하면 얻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기사에 클릭도 많이 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아울러 드릴 말씀은 제가 서울을 떠나 올 때부터 부탁을 받은 것이지만 이제야 서예문인화에 매월 글을 한 코너 올리기로 했습니다. 계속 미루다가는 정말 원고료 적어서 그러느냐는 말 나올 것 같아서 응했습니다. 국가를 넘어선 문화와 미술 관련 글을 서예와 곁들이면서 전달해볼 생각입니다.

근데 그 코너 제목을 <인재손인식의 빠나스 편지로> 정했습니다. 몇 가지 안이 나왔는데 그게 가장 좋다고들 해서 그리 결정한 것입니다. 사실 그 이름의 지적 소유권은 대치동 팀과의 공동소유인데 함부로 사용함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는 인사동의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작가 두 사람이 각자의 도록 서문을 부탁을 해서 써 보내주었는데 누가 알면 붓글이 아니라 본업을 펜글 쓰기로 바꾼 것이 아닌지 의심할까 두렵습니다.

사실 글을 쓰는 일은 제게는 아주 효율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그냥 앉아 있기나 TV보기 등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글쓰기는 아주 좋은 소일거리지요. 특히 여기서는 한국보다 시간이 더 많은 편인데 가르치는 시간은 아주 적고 작품은 열이 붙어야 하는 일인데다가, 요즈음엔 술자리도 피하는 판이니 글을 쓰는 일로라도 시간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어차피 제 사전엔 무료함이란 없지만 말입니다. 변함없는 생각은 제가 돈버는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기를 정말 다행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그렇게 열심히 돈만 벌었다면 이런 빠나스 편지도 없었을 것이고, 저 만나기가 참 힘드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H^~~~ 좀더 솔직히 말하면 그러기에 이렇게라도 소식을 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모두 그저 감사할 일이지요.

또 다른 소식으로는 한국의 경주와 같은 도시 족자(yogyakarta)에 가서 전시를 하고 온 것이 있는데 이번 9월호 서예문인화에 실릴 것입니다. 오늘은 시간도 없고 해서 한 장 정도만 쓰려고 했는데 뭔 말인지 또 길어지고 맙니다. 부디 건강하시길 빌며 즐거운 나날이 이어지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다음달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8월 31일
자카르타 슬라딴에서 손인식 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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